동업으로 번 돈, 왜 우리 회사 매출로 안 잡힐까
작성 김희관 공인회계사게시
구글 선호 출처로 추가
"동업으로 시작한 사업이 잘되고 있는데, 은행에 낼 재무제표를 받아 보니 우리 회사 매출은 그대로더라고요."
저희 사무실로 이런 문의가 꾸준히 들어옵니다. 지분 절반을 넣었으니 매출도 절반은 우리 것으로 잡히겠거니 생각하셨던 거죠. 그런데 막상 재무제표를 열어 보면 매출액 칸은 미동도 없고, 한참 아래 영업외손익에 낯선 계정 하나가 붙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동업에서 번 돈이 우리 회사 매출로 잡히느냐는 지분율이 아니라 약정을 어떻게 짰느냐로 갈립니다. 오늘은 대표님들이 가장 많이 헷갈리시는 지점 4가지를 짚겠습니다.
(중소기업 대부분이 적용하는 일반기업회계기준을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50:50 동업이면 매출도 반씩 잡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파트너와 새 법인을 세워 각각 50%씩 출자하셨다면, 그 법인의 매출은 우리 회사 매출로 1원도 잡히지 않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 법인은 우리 회사와 법적으로 다른 조직이고, 재무제표는 회사 단위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우리 회사 장부에 남는 것은 그 법인의 주식을 샀다는 사실뿐입니다.
대신 지분법이라는 방식으로 그 법인이 번 이익 중 우리 몫만큼을 가져옵니다. 다만 이건 매출액으로 잡히지 않고 영업외손익으로 들어옵니다.
즉 정리드리면, 손익계산서 맨 윗줄인 매출액은 손도 대지 않고 거의 맨 아랫줄에서 한 번에 반영되는 것이죠.
이게 무시 못하는게, 은행이나 공공기관은 중소기업을 볼 때 개별재무제표의 매출액 규모를 그대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용평가나 각종 지원사업 요건에 매출액 기준이 걸려 있으면, 실제로 사업은 커졌는데 서류상으로는 제자리인 상황이 생기는 것이죠.
그럼 어떤 경우에 매출로 잡히나요?
회계기준은 공동사업을 3가지로 나눠 놓고, 그중 2가지는 매출로 직접 잡도록 하고 있습니다. 가르는 기준은 별도의 조직을 만들었는지 여부입니다.
| 동업의 형태 | 예를 들면 | 우리 매출로 잡히나요 | 재무제표에 나타나는 곳 |
|---|---|---|---|
| 별도 법인, 조합을 설립 | 파트너와 공동 출자해 신규 법인 설립 | 안 잡힙니다 | 영업외손익(지분법손익) |
| 조직 없이 자산만 공동 보유 | 건물을 공동명의로 취득해 임대료와 비용을 지분대로 부담 | 잡힙니다 | 매출액, 원가 등 각 계정 |
| 조직 없이 공정을 분담 | 하나의 프로젝트를 공정별로 나눠 수행하고 수익, 비용을 배분 | 잡힙니다 | 매출액, 원가 등 각 계정 |
아래 2가지는 자산이나 부채가 이미 우리 회사 장부에 들어와 있는 구조입니다. 공동명의 건물은 우리 지분만큼 우리 자산으로 잡혀 있고, 분담한 공정은 우리 인건비와 재료비로 나가고 있죠. 자산과 비용이 우리 것인데 매출만 남의 것일 수는 없으니, 손익도 지분만큼 우리 재무제표에 직접 인식합니다.
근데 여기서 주의할 점. 같은 건물을 함께 사더라도 그걸 관리할 별도 법인을 세워 그 법인 명의로 취득했다면, 첫 번째 줄로 내려갑니다. 실제로 이 한 끗 차이로 매출 인식 여부가 갈립니다.
지분을 51% 가지면 매출이 잡히나요?
많이들 물어보시는 것 중에, 그러면 지분을 51:49로 짜서 우리가 결정권을 쥐면 매출이 붙지 않느냐고 하시는데, 사실은 그 길이 막혀 있습니다.
과반을 확보하면 회계에서 말하는 지배력이 생깁니다. 상대 동의 없이 재무정책과 영업정책을 결정할 수 있고, 이사회 과반을 임명하거나 해임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죠. 지분율이 과반이 아니어도 주주간 약정으로 이런 권한을 확보했다면 지배력이 있는 것으로 봅니다.
지배력이 있으면 연결재무제표를 만들어야 합니다. 연결에서는 지배력이 미치는 회사를 전부 한 회사로 보고 합치기 때문에, 그 법인의 매출이 우리 매출로 올라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개별재무제표는 그대로입니다. 개별에서는 여전히 지분법으로 처리하니까요. 은행이 개별재무제표를 요구했다면 51%든 90%든 매출액 칸은 똑같이 비어 있는 것입니다.
지분율이 20%를 넘지만 결정권은 없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는 유의적 영향력이 있다고 보아 역시 지분법을 적용하고, 지배력이 없으니 연결재무제표를 만들 의무도 없습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5조 제1항)
여기까지 읽고 “내 경우는 어느 쪽이지?” 싶으시다면, 상황을 그대로 카카오톡으로 보내주세요. 대표 세무사, 공인회계사가 직접 확인해 답변드립니다.
카카오톡으로 물어보기법인을 안 만들고 계약서만 쓰면 매출로 잡을 수 있나요?
여기까지 읽으시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생각인데요, 그럼 법인을 안 세우고 계약서만 써서 두 번째나 세 번째 유형으로 만들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죠.
회계기준은 언제나 형식보다 실질을 먼저 봅니다. 약정 내용을 뜯어 봤을 때 사실상 별도의 조직에 출자해 운영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 법인 등기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매출을 인식하도록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일단 감사인이나 금융기관이 실제로 펼쳐 보는 서류는 약정서입니다.
자금을 누구 계좌로 모아서 집행하는지, 손실이 났을 때 누가 얼마를 부담하는지, 공동 명의 자산이 실제로 각자 앞으로 등기되어 있는지 같은 것들이죠.
추가로, 우리 회사가 외부감사 대상이라면 이 판단은 감사인의 검토를 반드시 거치게 됩니다. 직전 사업연도 말 자산총액이나 매출액이 500억원 이상이거나, 자산 120억원, 부채 70억원, 매출 100억원, 종업원 100명이라는 4가지 기준 중 2가지에 걸리면 외부감사 대상이 됩니다. 생각보다 문턱이 낮습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조 제1항)
동업 약정서에 서명하기 전, 이것만은 확인하십시오
- 별도 법인이나 조합을 설립하는 구조인지, 아니면 각자 명의로 자산을 보유하는 구조인지
-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한지, 한쪽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지
- 이사회나 대표이사 선임 권한이 어느 쪽에 있는지(지분율과 다르게 정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 수익과 비용을 각자 장부에서 직접 정산하는지, 공동 계좌에 모았다가 배분하는지
- 은행이나 발주처가 요구하는 서류가 개별재무제표인지 연결재무제표인지
- 우리 회사가 외부감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이번 동업으로 대상이 되는지
자주 묻는 질문
지분법으로 잡히면 회사에 손해인가요?
손해는 아닙니다. 이익이 보이는 자리가 다를 뿐이죠. 이익 자체는 지분만큼 그대로 들어오니까요. 다만 매출액 규모가 평가 기준인 곳(은행 신용평가, 입찰 자격, 정부 지원사업 요건)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동업 구조를 짜기 전에 우리가 어떤 서류로 평가받는지부터 확인하시길 권고드립니다.
지분이 10%밖에 안 되는데도 지분법을 써야 하나요?
지분율 20% 미만이면 원칙적으로 유의적 영향력이 없는 것으로 보아 지분법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지분율만으로 정하지는 않습니다. 임원 파견, 필수적 기술 제공, 중요한 거래 관계 같은 사정이 있으면 20% 미만이어도 유의적 영향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결재무제표는 중소기업도 다 만들어야 하나요?
지배력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작성 대상이지만, 일반기업회계기준은 규모가 작은 지배회사에 대해 작성을 면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여기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면제 대상이라도 지분법은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겠네요.
이미 동업을 시작했는데 구조를 바꿀 수 있나요?
약정을 변경하거나 자산 명의를 정리하면 회계처리도 따라 바뀝니다. 다만 법인 지분을 정리하거나 자산 명의를 옮기는 과정에서 양도소득세, 취득세, 부가가치세가 따라붙을 수 있어 세금까지 같이 계산해 보셔야 합니다. 회계와 세무를 한자리에서 검토하는 편이 안전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세무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세무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실제 적용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국세청(nts.go.kr),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