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주권을 받아도 한국에 세금 내야 할까?
작성 김희관 공인회계사게시
구글 선호 출처로 추가
국제조세 관련 실무를 하다 보면 해외에 자리를 잡으신 뒤로 한국 세금신고는 아예 접어 두신 대표님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영주권도 받았고 1년에 절반도 한국에 안 있는데, 이제 한국은 상관없는 거 아닌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주권은 그 나라가 체류를 허락해 준 서류일 뿐이고, 한국 세법이 거주자를 가르는 잣대는 따로 놓여 있습니다. 실제로 1995년에 이주해 현지에서 20년 넘게 염색가공 공장을 운영하고 영주권까지 받은 부부가, 국외에서 번 소득 전부에 4개 연도치 종합소득세를 맞은 조세심판원 결정례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 결정례를 뜯어보면서 체류일수, 가족, 국내 자산, 그동안 내신 신고서 4가지가 어떻게 불리하게 작용했는지 정리하겠습니다. 🙂
[사례] 손 대표님
영주권을 받은 뒤로 한국에는 세금신고를 일체 하지 않으셨습니다. 해외에서 연간 183일 넘게 지낸 지가 몇 년인데 자동으로 비거주자가 되는 것 아니었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실제 사례입니다)
[사례] 현 대표님
해외에서 여러 해를 사시다가 팬데믹 때 한국에 들어와 지내셨고, 다시 나갈 계획을 잡고 계셨습니다. 그 몇 년의 체류가 어떻게 읽힐지 걱정하며 오셨습니다.
해외에 183일 넘게 있으면 자동으로 비거주자가 되나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소득세법은 거주자를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의 거소를 둔 개인'이라고 정의합니다. 문장을 천천히 보시면 '주소'와 '거소' 사이가 '또는'입니다.
즉 두 갈래 중 하나만 걸려도 거주자입니다. 183일이라는 숫자는 거소 쪽에 붙어 있고, 주소를 정하는 제2조 제1항 자체에는 일수 기준이 없습니다. 다만 같은 조 제3항의 주소 의제에는 183일이 등장합니다.
| 갈래 | 무엇을 보는가 | 날짜 기준 |
|---|---|---|
| 주소 | 국내에서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 국내 자산의 유무 등 생활관계의 객관적 사실 | 제2조 제1항에는 없음 (제3항 주소 의제는 183일) |
| 거소 | 국내에 머문 기간 | 1과세기간 183일 이상, 또는 2과세기간에 걸쳐 계속 183일 이상 |
거소 쪽도 알고 계신 것보다 넓습니다. 지금 2026년 시점의 조문에는 두 경우가 나란히 들어 있어서, 한 해에 183일을 안 넘기셔도 두 해에 걸쳐 이어 넘기면 걸리죠. 예를 들어, 재작년 10월에 들어오셔서 이듬해 5월에 나가셨다면 그 해 90일 남짓, 이듬해 150일 남짓이라 연도별로는 각각 183일에 못 미치지만 이어서 세면 240일이 넘습니다.
(소득세법 제1조의2 제1항 제1호,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2항, 제4조 제3항)
영주권을 가지고 있으면 비거주자로 봐 주지 않나요?
네 그런 조항이 있기는 합니다. 다만 조건이 셋이고, 셋이 전부 '그리고'로 묶여 있습니다.
시행령은 국외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사람이 외국 국적을 가졌거나 그 나라 영주권을 얻은 자로서 ①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없고 ② 그 직업 및 자산상태에 비추어 ③ 다시 입국하여 주로 국내에 거주하리라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때에 국내에 주소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영주권은 이 문장에 들어갈 자격을 줄 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조세심판례에 나오는 부부가 딱 이 조항을 들고 다투신 경우입니다. 현지 거주자증명서도 있었고 국내 재산은 4.8% 수준이라고 주장하셨는데, 심판원은 두 분 모두 대한민국 거주자로 봤습니다.
배우자분의 국내 체류일수는 이랬습니다.
| 연도 | 국내 체류일수 |
|---|---|
| 2016년 | 139일 |
| 2017년 | 215일 |
| 2018년 | 194일 |
| 2019년 | 292일 |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210일, 그 앞의 2011년부터 2015년까지도 연평균 188일이었습니다. 가장 적게 머무신 2016년의 139일마저 앞뒤 해와 이어 보면 빠져나갈 구석이 없었던 것이죠.
남편분은 매년 183일에 미달한다고 주장하셨는데도 함께 거주자가 되셨습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2조 제4항, 조세심판원 조심2022서5962, 2023.6.26. 결정)
여기까지 읽고 “내 경우는 어느 쪽이지?” 싶으시다면, 상황을 그대로 카카오톡으로 보내주세요. 대표 세무사, 공인회계사가 직접 확인해 답변드립니다.
카카오톡으로 물어보기배우자가 한국에 있으면 저까지 거주자가 되나요?
네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주소를 판정할 때 첫 번째로 등장하는 표현이 '국내에서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처분청이 든 근거는 담백했습니다. 두 분의 주민등록초본상 주소가 거의 일치하고 현지 주소까지 같다는 것, 남편분이 국내에 계신 시기가 예외 없이 배우자분의 체류 기간 안에 들어 있다는 것이었죠.
'각자 소득이 충분하니 경제공동체가 아니다'라는 항변도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국내에 남겨 두신 자산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아파트와 상가, 공장용지에 임대사업자등록까지 내고 임대소득을 얻고 계셨고, 정기예금, 상장주식, 골프회원권, 자동차까지 국내에 두고 계셨습니다. 여기에 현지 법인의 주된 거래처가 국내 업체라는 점까지 더해졌습니다.
즉 어디에서 버시느냐보다, 생활과 재산이 어디에 묶여 있느냐를 본 것입니다. 나가시기 전에 국내 자산의 명의와 관리 구조를 손봐 두셔야 하는 이유죠. 상세한 설계는 저희 메이드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병원 치료로 들어오신 날은 체류일수에서 빼주지 않나요?
네 빼주는 조항이 있기는 한데, 인정받기가 꽤 까다롭습니다.
재외동포가 입국한 경우 그 목적이 아래 사유에 해당하고 명백하게 일시적인 것으로 인정되면 거소를 둔 기간에서 빠집니다. 다만 조문이 입증 방법까지 못 박아 두었습니다.
| 사유 | 요구되는 입증 자료 |
|---|---|
| 단기 관광 | 관광시설 이용 입장권, 영수증 등 |
| 질병의 치료 | 진단서, 증명서, 처방전 등 |
| 병역의무의 이행 | 병역사항이 기록된 주민등록초본, 병적증명서 등 |
| 친족 경조사 등 | 업무와 무관하게 일시적으로 입국한 것을 입증하는 자료 |
배우자분은 고혈압, 고지혈증 치료 때문에 부득이하게 머무셨다고 주장하셨는데, 계산 방식이 문제가 됐습니다. '병원을 처음 방문한 날부터 마지막으로 방문한 날까지'를 통째로 치료 기간으로 잡으신 것이죠.
실제 진료일만 세어 보니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체류 840일 중 87일, 약 10%였습니다.
심판원은 위급한 치료로 잠깐 들어오신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여러 병원에서 연간 한 번에서 아홉 번씩 꾸준히 외래 진료를 받으신 기록이 오히려 불리하게 읽힌 것입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4조 제4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2조)
예전에 거주자로 신고하셨던 이력이 문제가 되나요?
네 됩니다. 그리고 이게 이 결정에서 가장 무섭게 읽히는 대목입니다.
두 분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임대소득과 이자, 배당소득에 대해 매년 종합소득세를 신고해 오셨습니다. 신고서의 거주구분 칸도 거주자로 되어 있었죠.
문제는 표시 한 칸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거주자에게만 적용되는 연금계좌세액공제와 소기업, 소상공인 공제부금 소득공제(흔히 노란우산공제라고 부르는 것)까지 받으셨습니다.
처분청은 이를 두고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거주자로 표명한 것이라고 봤습니다. 세무지식 없이 대리인에게 맡겨 잘못 기재됐다는 항변도 통하지 않았고요.
당황스럽게도 매년 별생각 없이 눌러 온 신고 한 건 한 건이, 나중에 대표님의 의사를 드러내는 자료로 해석된 셈입니다. 그래서 해외에 계신 분들의 국내 신고는 매년 거주구분과 공제 항목을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해외로 나가시기 전에 정리하셔야 할 것
- 주민등록과 국민건강보험을 어떻게 둘 것인지 (나가실 때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매년 확인하셔야 합니다)
- 배우자와 자녀가 실제로 어디에서 생활하시는지, 주소지가 같은지
- 국내 부동산과 금융자산 규모, 거기서 매년 나오는 임대, 이자, 배당 흐름
- 현지 법인의 주된 거래처가 국내 업체인지, 의사결정은 어디에서 하는지
- 매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서의 거주구분 칸과 거주자 전용 공제 여부
- 현지 거주자증명서와 현지 신고서를 함께 보관하고 계신지
자주 묻는 질문
출국하면 언제부터 비거주자가 되나요?
주소나 거소를 국외로 옮기려고 출국하는 날의 다음 날부터입니다. 그리고 앞서 본 영주권 조항처럼 국내에 주소가 없는 것으로 보는 사유가 생긴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한 날의 다음 날입니다. 비행기를 타신 날 자체가 기준이 되지는 않고요. 다만 이건 시기를 정하는 규정일 뿐이고, 실제 비거주자 여부는 앞에서 본 주소, 거소 판정을 통과해야 확정됩니다.
해외 현지법인에 파견된 임직원은 어떻게 되나요?
내국법인이 발행주식총수 전부를 출자한 해외현지법인에 파견된 임원이나 직원은 조문상 거주자로 봅니다. 국외사업장 파견도 같고요. 파견이 길다고 자동으로 비거주자가 되지는 않으니 발령 전에 지분 구조부터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현지에서 세금을 냈는데 한국에서 또 내면 이중과세 아닌가요?
거주자로 판정되면 국내외 소득을 합산해 신고하되 외국납부세액공제로 조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현지 신고자료가 배당인지 근로소득인지부터 다툼이 됐습니다. 원천징수 내역과 신고서가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공제 단계에서 걸릴 가능성이 있으니 미리 점검받으시길 권고드립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세무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세무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실제 적용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국세청(nts.go.kr),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