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재무제표, 어디서부터 정리해야 할까
작성 김희관 공인회계사게시
구글 선호 출처로 추가
자회사를 여러 개 갖고 있는 회사 회계팀의 결산은 본사 장부를 닫는 순간에 끝나지 않습니다. 연결재무제표를 만들려면 자회사 결산이 먼저 '적절하게' 잘 되어 있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자회사 장부를 열어 보면 몇 년 치 정체 모를 채권과 채무가 쌓여 있고, 실물이 없는 재고자산이 버젓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청소하지 않은 방을 여는 기분입니다.
오늘은 저희가 자회사 장부를 실제로 정리할 때 밟는 순서 5가지를 짚겠습니다.
자회사 장부가 왜 본사 문제가 되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본사 재무제표의 숫자가 자회사 장부에 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연결 대상이라면 자회사 결산이 끝나야 연결 작업이 시작됩니다. 연결이 필수가 아닌 회사라도 개별재무제표에서 지분법으로 평가해야 하는 지분이 있다면(관계기업), 결국 자회사 재무제표가 있어야 숫자가 나옵니다.
자회사가 만든 숫자가 흔들리면 본사 감사의견이 같이 흔들릴 수가 있는 것입니다.
몇 년 치 쌓인 채권채무, 그냥 털어도 되나요?
결론은, 장부 정리와 세무 처리를 분리해서 보셔야 합니다.
먼저 영업팀, 자금팀 등 유관 부서와 대사해서 실제로 살아 있는 채권과 채무를 확정합니다. 이때 금액적 중요성을 먼저 따져서 어디에 시간을 쓸지 정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잔액 50만원짜리를 붙들고 2주를 쓰는 경우도 실무에서는 생각보다 자주 봅니다. (보통 그정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근데 여기서 주의할 점. 세법이 인정하는 대손 사유는 정해져 있습니다.
| 대손 사유 | 손금 귀속 시기 | 실무에서 걸리는 지점 |
|---|---|---|
| 소멸시효 완성 채권 | 시효 완성일이 속한 사업연도 | 상사채권 5년, 물품대금 3년 |
| 중소기업 외상매출금, 미수금(회수기일 2년 경과) | 손비로 계상한 사업연도 | 특수관계인 거래는 제외 |
| 회수기일 6개월 경과 + 채권가액 30만원 이하 | 손비로 계상한 사업연도 | 채무자별 합계액 기준 |
| 부도 후 6개월 지난 어음, 수표 | 손비로 계상한 사업연도 | 저당권을 설정해 둔 채권은 제외 |
즉 정리드리면, 모회사와 자회사 사이에 쌓인 채권은 특수관계인 거래라서 "회수기일 2년 지났으니 털자"가 통하지 않습니다. 이 규정만 믿고 정리했다가 손금이 부인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반대로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은 그 사유가 생긴 사업연도에 손금으로 떨어집니다. 결산에서 빠뜨리면 그 해가 지나가 버려서 되살리기가 까다로워집니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의2 제1항 제1호, 제9호, 제9호의2, 제11호, 같은 조 제3항, 상법 제64조, 민법 제163조 제6호)
장부에만 있는 재고와 유형자산은 어떻게 정리하나요?
재고자산은 기준일을 정하고 실사부터 합니다. 3PL 창고에 맡긴 물량은 업체가 발행한 재고 보유 문서로 확인하고요. 수량이 확정되면 적절한 단가를 붙여 금액을 산정하고, 장부와의 차이는 회계기준상 오류수정 절차에 따라 반영합니다.
순서를 뒤집으면 안 됩니다. 금액부터 맞추려 들면 결국 수량을 다시 세게 되거든요.
유형자산은 실사까지 가는 경우는 사실 드뭅니다. 다만 상각대장 목록과 실물이 크게 어긋나 있는 자회사라면 실사가 오히려 효율적인 수단일 수도 있어서 상황을 볼 필요는 있습니다.
몇 년간 상각비를 인식하지 않은 자산이 발견되면 누적 효과를 계산해서 최근 시점으로 조정하게 되는데요, 이 계산은 회계사의 조력을 받으시는 쪽이 안전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여기까지 읽고 “내 경우는 어느 쪽이지?” 싶으시다면, 상황을 그대로 카카오톡으로 보내주세요. 대표 세무사, 공인회계사가 직접 확인해 답변드립니다.
카카오톡으로 물어보기계정과 결산일이 회사마다 다르면 무엇이 문제인가요?
같은 거래를 모회사와 자회사가 다른 계정으로 처리하는 일이 아주 흔합니다. 중소기업은 별도 기준 없이 기장 담당자의 주관에 따라 계정을 쓰다 보니, 회사별로도 다르고 연도별로도 달라지죠.
이러면 자회사 데이터를 받아 봐야 전년 대비 분석이나 사업부 간 실적 비교의 의미가 크게 퇴색됩니다. 연결 단계에서는 계정을 맞추느라 매뉴얼 조정이 반복되고요.
결산일은 더 딱딱한 문제입니다.
회계기준은 연결 시 모회사와 자회사의 결산일 차이가 3개월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요. 12월 말 결산 모회사에 3월 말 결산 자회사가 붙어 있다면 정관을 바꿔 회계기간을 조정하셔야 합니다. 이때 법인세법상 사업연도 변경신고는 직전 사업연도 종료일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하고, 이 기한을 놓치면 사업연도는 변경되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
회계정책도 맞춰야 합니다. 모회사가 재고 단가를 선입선출법으로, 자회사가 총평균법으로 계산하고 있다면 연결 때 모회사 기준으로 자회사 재고금액을 재산출해야 하죠. 해외 자회사가 현지 회계기준으로만 장부를 만드는 경우 이런 차이가 특히 자주 나옵니다.
(법인세법 제7조 제1항, 제2항, 제3항, K-IFRS 제1110호 문단 B92, B93, 일반기업회계기준 4장)
[사례] 해외 자회사를 여러 곳 둔 제조업 고객사
해외 자회사는 현지 회계사가 장부를 만들다 보니 본사와의 의사소통이 끊겨 있었고, 국내 자회사들은 담당자가 자주 바뀌며 히스토리 추적이 멈춰 있었습니다. 특히 증자 이력이 정리되지 않아 연결 시 투자와 자본을 상계하는 단계에서 이슈가 될 상황이었고요.
저희 세무회계 메이드가 자회사 관리체계와 재무보고 체계를 세우고 현지 기준과 국내 기준의 갭 디퍼런스를 확인해 내부통제를 정비했습니다. 연결 지표의 문제를 모두 해소하고 외부감사인 의견도 무리 없이 받았습니다. (실제 사례입니다)
재무보고 체계는 어떻게 세팅하나요?
앞의 절차를 아무리 잘 세팅해도, 산출된 자회사 정보를 모회사가 제대로 쓰지 못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소통과 모니터링이 끊기는 순간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도 금방이고요.
| 항목 | 정할 것 | 실무 기준 |
|---|---|---|
| 보고 주기 | 월, 분기, 반기 | 자회사 결산 능력에 맞춰 시작, 6개월 뒤 재조정 |
| 결산 수준 | 가결산인지 확정결산인지 | 월은 가결산, 분기는 확정결산 |
| 필수 제출물 | 재무제표, 계정별 명세, 내부거래 명세 | 표준 템플릿 1종으로 고정 |
| 내부거래 대사 | 채권, 채무, 매출 매입 | 분기마다 차이 원인까지 문서화 |
특히 모회사와 자회사 간 내부거래 및 채권, 채무를 주기적으로 대사하고 차이를 검토하는 절차는, 그 자체로 매우 효과적인 내부통제에 해당합니다. 저희가 자문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붙이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우리 회사는 지금 어디쯤인지 확인해 보세요
- 결산일이 모회사와 3개월 넘게 차이 나는 자회사가 있다
- 모회사와 자회사의 채권, 채무 잔액이 서로 맞지 않는다
- 2년 넘게 재고 실사를 하지 않은 자회사가 있다
- 유형자산 상각대장과 실물 목록을 대조해 본 적이 없다
- 같은 거래를 자회사마다 다른 계정으로 쓰고 있다
- 해외 자회사가 현지 회계기준으로만 장부를 만든다
2개 이상 해당되신다면, 다음 결산 전에 손을 대시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자회사 규모가 작은데도 꼭 정리해야 하나요?
규모와 무관하게 연결 대상이면 일단은 정리 대상입니다. 물론 상세한 내용은 감사인과 협의가 필요하긴 하지만요. 자회사 매출이 작아도 그 회사가 들고 있는 부실 채권이나 실물 없는 재고는 연결재무제표에 그대로 얹히기 때문이죠. 오히려 작은 회사일수록 담당자 교체로 히스토리가 끊겨 있어 복원에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래된 자회사 채권을 대손 처리하면 세무상 인정되나요?
사유에 따라 갈립니다. 모회사와 자회사는 특수관계인이라서 "회수기일 경과" 규정 등은 적용되지 않고요, 회계상 손실로 털어 놓고 세무조정에서 손금불산입되는 그림이 자주 나오니, 정리 전에 사유부터 확인하시길 권고드립니다.
해외 자회사는 어느 기준으로 장부를 만들어야 하나요?
현지 법령상 로컬 기준으로 만드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모회사 연결을 위해서는 국내 기준과의 차이를 항목별로 정리한 조정표가 따라오는 것이 좋습니다. 실무적으로는 감가상각 방법, 재고 단가, 충당부채 인식 시점 정도만 먼저 비교하셔도 차이의 상당 부분이 드러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세무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세무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실제 적용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국세청(nts.go.kr),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